갈증을 느낄 수 있는 삶 - 님포매니악 볼륨1, 2 2014/07/19 12:49 by Jamie





지난 일요일 님포매니악을 집에서 VOD로 연속 두편을 다 봤다. 보자마자 잠을 자야하는데 영화가 내게 준 충격이 가시질 않아 잠이 바로 오지 않았다.  충격이 가시기 전 뭔가를 남기긴 해야겠고, 주절주절 남기기 보다 (평론가분들이 워낙 많이 글을 쓰셨으니) 영화 비전문가의 시선으로 몇마디 끄적거린다.

속편도 아니고 2편도 아닌 볼륨2 연속 개봉

분량이 많으니 단순하게 두편으로 나눈 줄 알았다. 앞부분이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는 장난기가 있는 조의 일대기라면, 그 뒷부분은 이제 결혼과 일을 시작한 조가 겪는 좀 더 구체적인 삶과 연결되는 삶의 이야기이다. 어린시절 이야기는 무용담같은 픽션처럼 느껴진다면, 현재 그녀가 처한 시점의 이야기는 무거운 다큐멘터리의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걸 볼륨1을 개봉하고 한참 후에 볼륨2를 개봉했다면 보는 맛은 떨어졌을 것. 연속적이면서도 분절할 필요가 있는 적절한 선택이라 본다. 만약 1편으로 우겨넣어 시간을 줄였다면 내용의 깊이가 지금같진 않을 듯 싶다.

선정이 아닌 진정

님포매니악을 홍보할 때 시선을 끌려고 그랬겠지만 여성 색정광이 주인공이라는 '선정성'을 포인트로 삼은 점이 안타깝다. 러닝타임이 지날 수록 타 영화에 나오는 성을 다룬 씬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각종 베드씬들을 보게 된다. 성을 이야기의 재미, 흥미요소로 삼지 않고 성을 주제로 '삶'을 다뤘기 때문이다. 수많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그녀의 삶의 비어진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다.  그게 조에겐 섹스고 다른 누군가는 또다른 무엇이지 않을까? 조와 같은 삶을 살 수 없지만 그녀의 삶이 소설같이 느껴지지 않는건 그런 이유일거라 생각한다. (다만 그걸 남자 주인공으로 풀어냈다면 다른 느낌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나한테 바른 삶 vs 남한테 바른 삶

조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성이다. 수많은 파트너를 만난다는 이유만으로 여성들에게 공격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녀가 물의를 일으키거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내면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충실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반면 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무런 성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셀리그먼. 감독은 셀리그먼을 통해 조와 같은 사람들의 인생을 괜찮다 하며 들어주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란 점을 결말에서 시원하게 비웃는다. 수도자처럼 살아가며 정숙한 삶을 유지하지만 그녀가 남들과 많이 잤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속물중의 속물일 뿐.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는 조야 말로 진정한 삶의 주인공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목마른지를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스스로도 그런 사람인지 질문을 던져본다.



레고무비 - 레고로 인생의 철학을 짓다 2014/06/11 23:38 by Jamie

가끔 듣던 영화소개 팟캐스트에서 주목할 작품으로 소개된 레고무비. 그 당시엔 상영관도 얼마 없어서, 어영부영하다 볼 기회를 놓쳤었다. 최근 선배와 이야기를 하다가 이 영화를 다시 추천받았는데, 내용을 들어보니 예상했던 재미를 넘어 철학도 훌륭한 영화였다. 그리고 운명같이(?) 출장길 비행기에서 제대로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영화는 레고 세상에서 평범한 공사장 인부로 살던 에밋이란 주인공이 세상을 파괴시키려는 악당의 음모와 맞서 마침내 레고 세상을 구하게 된다는 영웅담의 구조를 가진 이야기다. 하지만, 일반적인 히어로물과는 다른 레고무비만의 매력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아직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오밀조밀 하면서도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영상과 흔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탄탄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한다.

스포일러 주의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 2014/06/09 22:25 by Jamie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결정은 대체로 의식적 판단과 합리성보다는, 
본능과 그 밖의 비밀에 가득 찬 무의식적 요소들에 의해 훨씬 빈번히 이뤄진다. 
어떤 사람에게 맞는 신발이 다른 사람에게는 꼭 끼듯이 인생에는 보편적인 처방이란 없다." -칼 구스타프 융

책 내용도 인상적이었지만, 첫 페이지의 이 인용구가 모든걸 말해줬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그동안 내가 다녔던 점집을 떠올린다. 커피 한잔 값으로 미래를 점쳐주는 타로점부터 작심하고 큰 돈 써야 말해준다는 사주아저씨까지. 대학교 3학년인가..그때부터 다니기 시작했다고 보면, 점집 답사의 역사는 벌써 5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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